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동네 모내기가 끝나는 날 근무지 발령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난 다음날인 1981년 6월 4일이다.

일선행정에 대해 전혀 몰랐던 저는 면장님을 비롯한 선배공직자들의 사랑으로 삼성면사무소 재무계에서 민원업무를 하나 둘 익혀나가기 시작했고 그런 선배공직자를 보면서 나도 열심히 일해서 고향 면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후 4년 6개월이 지난 1985년 12월 음성군청으로 자리를 옮겼고, 음성군청에서 1년 6개월이 지난 1987년 7월에 충북도청으로 전출됐다.

전출 후 여러 부서를 다니면서 도민과 고향발전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해 도정을 펼쳤다고 자부한다.

공직을 시작하면서 고향면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그런지 항상 고향을 잊어 본 적이 없었다. 충북도청에 근무하면서도 청주에 나와 생활하시는 고향분들과 함께 ‘재청음성군민회’활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갔고 고향분들과 한 마음이 돼 고향소식도 전하고 음성발전을 위한 각종 현안들도 논의하곤 했다.

공직생활을 34년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것은 비록 1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고향 부군수로 부임해 700여 음성군 공직자들과 함께 고향발전을 위해 힘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27년간 충북도청에 근무하면서는 KTX 오송분기역유치지원단, 충북도립대학 개교준비단, 청원·청주통합추진지원단 등 신규 현안사업들을 밤낮없이 고민해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것 등이다.

그때 함께 고생한 부서원 모두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 지난해 7월 3일 음성 부군수로 발령을 받고 가장 먼저 감우재 충혼탑에 참배하면서 ‘남은 1년이라는 공직을 고향에 와서 근무하게 돼 감사하고, 음성군의 발전과 10만 음성군민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금년은 음성군 명명(命名) 12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음성이라는 존재감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우리는 지난 5월 28일 제16회 품바축제 열림식에 앞서 기념행사를 가졌다.

음성군 발전을 위해 10만 군민 모두가 힘을 모으자는 의미로 9개 읍면의 물을 한데 모으는 합수식(合水式)과 미래 100년을 지향하는 풍선 날리기 행사를 개최했다. 정말 뜻깊은 자리였다.

음성군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옛말에 ‘항상 낚싯대를 던져 놓고 준비하고 있어라. 없을 것 같아 보이는 곳에도 언제나 고기는 있을 수 있다. 기회는 어디에든 있다’라고 했다.

15만 중부권의 명품 음성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주여건과 관광·문화·교육에 대한 인프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필용 군수님께서 다각적인 정책을 구상하고 계시지만 의회를 비롯한 각급 기관·단체의 협조가 없으면 좋은 기회는 오지 않는다.

바로 융·복합 행정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만약 의회와 집행부, 그리고 지역 주민들 간에 엇박자가 날 경우에는 아무리 좋은 정책일지라도 ‘꽃병에 꽂힌 꽃’과 같이 곧 시들어 버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지난 5월 28일부터 4일간 치러진 ‘품바축제’와 ‘반기문마라톤 대회’에 수많은 인파가 행사장을 찾은 것처럼 ‘하면 된다’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15만 음성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10만 음성군민과 집행부, 군의회가 하나로 뭉쳐 미래 100년을 향해 달려가 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끝으로 고향에서 공직을 행복하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10만 군민과 이필용 군수님을 비롯한 700여 후배 공직자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드리며 특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이시종 도지사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아울러 나의 아내와 아들·딸 그리고 내가 고향에 부군수로 왔다고 좋아하시던 어머니와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고 있는 동생과 제수씨께 지면을 통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