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교육감

충북도교육청의 ‘지능형 로봇 구매 비리’와 관련, 김병우 교육감이 3월16일 간부회의에서 첫 공식 발언이 나왔다.

이날 김병우 교육감은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관계만 보더라도 난처한 일”이라며 “가뜩이나 누리과정 예산이 부족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에서 터진 혈세낭비 사안이라서 더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로봇 구매 관련 비리 의혹의 명확한 실체는 사법기관에서 수사 중으로,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며 “하지만 본청 자체감사를 통해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도민들의 우려를 사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비리를 막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할 것도 주문했다.

이번 로봇 구매 비리 사건이 발생한 이후 김병우 교육감이 공식 견해와 대책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번 사안을 특정 개인의 실수나 과오, 부정으로 봐선 안 된다”며 “부정행위 가능성을 줄일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했는지를 철저히 관리·감독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벌어진 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는 자유학기제와 무상급식 등 줄어든 예산에 더욱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이 같은 비리 가능성을 줄일 수 있도록 시스템 점검에 철저를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병우 교육감은 “(로봇 구매비리가)언제 발생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하는 등 이번 사건이 1~2년 뒤 시행되는 공직 청렴도 평가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비록 사후약방문이긴 하지만 예산 수립과 집행 과정에서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도록 (간부들은) 다시 돌아봐 달라”고 강조했다.

김 교육감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 2월 28일 오전 보은읍의 한 놀이공원에서 발생한 하강레포츠 추락 사망사고와 지난 3월13일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증세 등을 언급하면서 서둘러 안전사고 예방대책을 세울 것을 주문했다.

앞서 지난 3월9일 청주상당경찰서는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지능형 로봇 납품권을 특정업체에 몰아준 혐의(업무상 배임)로 도교육청 서기관 이모(5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브로커 2명과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의 관계자 2명도 입찰 방해 혐의로 각각 입건했다.

하지만 당초 제기됐던 고위관계자 배후설과 비자금 조성 등의 의혹은 밝히지 못해 검찰이 밝혀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이와 관련, 충북교육발전소와 전교조 충북지부는 지난 3월10일 윗선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