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폭탄테러로 소중한 이웃을 잃은 대한예수교 장로회 진천중앙교회 피해 신도들이 1년만에 고인의 묘소를 찾아 당시를 회고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진천중앙장로교회는 교회 창립 60주년 기념 행사로 성지순례를 떠났다가 지난해 2월 16일 이집트 국경지대에서 과격 테러범의 자살폭탄테러로 동고동락했던 김홍열 권사(당시 64세·여)를 잃었다.

당시 사고로 성지순례에 나선 31명 가운데 신도 1명이 숨지고 15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고 김 권사는 사고 발생 닷새만에 고국에 시신으로 돌아와 많은 사람의 안타까움을 샀다.

피해 신도 20여명은 고인의 1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진천공설묘지에 영면한 고인을 찾아 추도 예배를 드렸다.

진천중앙장로교회 김동환(54) 담임목사는 “생전에 큰 웃음을 선사했던 고인은 우리에게 믿음의 유산을 전했다”며 “우리를 대신해서, 우리를 위해서 먼저 가신 고인은 주변에 늘 주려고만 했고 섬김을 실천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고인의 유족 삼남매는 유지를 받들어 이집트의 어려운 어린이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선교 활동으로 감동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담임목사는 2월15일 ‘치유와 성령’을 주제로 한 설교에서 “피해 신도들이 어려울 때 서로를 격려하고 다른 신도들도 힘을 보내 부상자들이 빠르게 치유되고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당시 성지순례에 함께했던 신도들은 사고 후 아픔을 잊기 위해 정기모임을 하며 서로를 격려하며 치유하고 있다.폭탄테러로 다쳤음에도 사고 수습에 나섰던 김모 장로(62)는 “성지순례 사고 당시 살아남은 신도들은 모두 동갑내기 두 살배기”라며 “새로 태어난 마음으로 서로를 보듬어 주며 안타깝게 희생된 고인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대성 장로는 “교회와 현지를 오가며 사고 수습을 위해 어떻게 뛰어다녔는지 모르겠다”며 “사고 당시의 기억을 잊을 수 없겠지만 신도들이 고충을 함께 나누며 빠르게 신앙과 일상생활에 적응하는 모습이 고맙다”고 말했다.성지순례 현지 인솔을 맡았다가 희생된 고 김진규 목사의 의사자(義死者) 지정도 추진되고 있다.

유족은 폭탄 파편을 온몸으로 막아 희생을 줄인 김 목사의 의사자 지정 신청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