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부정선거 혐의로 추가 기소된 김병우 충청북도교육감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잇딴 재판을 통해 김 교육감은 당선 무효의 위기에서 한숨을 돌린 반면 검찰은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 재판부 "무죄", 김병우 교육감 "부담 떨쳤다"

청주지법 형사합의11부(이관용 부장판사)는 2월9일 기부행위와 사전 선거운동 혐의(지방교육 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로 추가 기소된 김병우(58) 충북교육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이기는 하지만 당장은 선거법 위반 논란의 족쇄에서 풀려난 것이다.

선고 직후 방청석에서는 김병우 교육감 지지자들의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왔고, 김병우 교육감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병우 교육감은 판결 직후 "실체적 진실을 가려 낸 재판부의 현명한 판결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는 충북교육 발전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병우 교육감은 또 "취임 뒤 7개월 동안 충북교육을 도약시켜야 할 사명이 큰데도 재판에 대응하느라 전념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이제 부담을 떨쳐버리고 걱정해주신 도민들에게 보답하는 한편 남은 재판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 재판부 무죄 근거 "증거 부족"

재판부가 이처럼 무죄를 판단한 근거는 한마디로 "증거 부족"이다.

재판부는 유권자에게 2,800여개의 양말을 동봉한 감사편지를 전달한 행위가 "선거를 동기로 했거나 빌미로 이뤄졌다고 단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행사 시기가 선거와 1년 이상 거리가 있는데다 1회성 행사도 아닌 것으로 보이며 직접적인 홍보도 없었다 점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충북교육발전소가 회원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500여통의 추석 편지글을 보낸 혐의도 "일부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며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사전 선거운동을 입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선고 취지를 설명했다.

◇ 검찰 결과적으로 표적수사 '눈총'

이처럼 재판부가 김병우 교육감에 대한 무죄 선고와 함께 수사 과정의 위법성까지 지적하면서 검찰은 당장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비난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재판부는 이번 선고를 통해 "검찰이 영장에 명시되지 않은 무분별하고, 광범위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며 이를 일부 증거가 위법한 이유로 들어 애초부터 압수수색의 문제점을 제기했던 김병우 교육감 측의 손을 들어줬다.

게다가 사전 문자메시지 전송과 호별방문 혐의로 기소돼 1심과 2심에서 모두 벌금 70만 원으로 당선 무효형을 피한 마당에 뒤늦은 2건의 혐의 역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면서 그동안의 '표적수사'라는 논란에도 기름을 부었다.

지난해 8월 검찰의 충북교육발전소에 대한 압수수색 이후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시민사회 운동에 대한 탄압이자 표적수사"라고 주장해왔다.
 

김병우 교육감의 각종 부정선거 혐의에 대해 아직까지 확정 판결이 난 것은 아니지만 비난의 눈총이 방향을 돌린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한편, 김병우 충청북도교육감은 충북교육발전소 상임대표로 활동했던 2013년 5월 어버이날을 전후해 양말을 동봉한 감사편지 1,718통을 도내 선거구민에게 보내고, 같은 해 9월 교육발전소 회원 519명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의 추석 편지를 보낸 혐의로 기소하고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징역 8월을 구형했다.

김병우 교육감은 지난해 말 호별방문 규정 위반과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교육감직을 유지할 수 있는 벌금 70만 원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