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훈(60·새정치민주연합) 진천군수가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유영훈 진천군수의 당선 무효형은 6·4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도내 자치단체장 가운데 정상혁 보은군수에 이어 두 번째다.

이에 양 군수는 대법원 판결까지 가봐야 확정이 나겠지만 만일 당선 무효형이 나오면 앞으로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까에 관해 군민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궁금증을 풀어 본다.

청주지방법원 형사11부(이관용 부장판사)는 1월23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유영훈 진천군수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같은 형이 최종 확정되면 유영훈 진천군수는 직을 잃게 된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남구현(59)씨는 징역 8월에 처해져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선거를 앞두고 TV토론회 등에서 새누리당 김종필 후보와 관련된 의혹들을 사실인양 주장했지만 이를 딱히 인정할만한 자료가 없다"며 "유영훈 등이 김종필에 대해 공표한 내용은 진실이라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양형 이유에 대해서는 "떠도는 이야기나 신빙성 없는 소문에 대해 무한정 의혹 제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상대 후보에 대한 의혹이나 혐의에 문제를 제기할 때 적어도 적합한 근거가 있어야 하고 상대의 반박이 있을 때에는 확인이 필요하지만 객관적 증거 없는 각종 의혹들이 마치 사실처럼 단정 짓고 TV토론회 등에서 일방적으로 후보를 비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선된 유영훈과 낙선한 김종필은 263표 차이에 불과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줬음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영훈 진천군수는 지난 5월13일 지방선거 후보자 방송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김종필 후보가 사채업을 운영했고, 도의원 시절 군 관련 사업 예산을 삭감했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3차례에 걸쳐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남구현씨는 6월1일 이 같은 내용의 허위사실을 지역 주민 1만5천여명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3차례에 걸쳐 발송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월19일 유영훈 진천군수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월, 남씨에게는 같은 혐의로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

유영훈 진천군수는 재판이 끝난 뒤 "군민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재판 과정에서 진실을 가리는 데 (재판부의)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고, 좀 더 깊게 생각해 대처하겠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그는 "김종필 전 후보의 사채 문제는 피해자가 엄연히 있고, 의혹이 있는데 피고인(제가)이 밝힌다는 건 어려운만큼 필요하다면 검찰에서 밝혀져야 할 것"이라며 "예산 문제는 보고 내용 과정에서 다소 착오가 있어도 진실을 그대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충북지역 기초자치단체장이 1심 재판에서 잇따라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아 낙마 위기에 처하면서 벌써부터 재·보궐선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호별방문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법정에 선 이근규 제천시장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한시름 놨지만, 함께 법의 심판대에 섰던 임각수 괴산군수, 정상혁 보은군수, 유영훈 진천군수는 무거운 형을 받아 군수직 상실 위기에 놓였다.

군비로 부인 밭에 석축을 쌓은 혐의를 받는 임각수 괴산군수는 지난해 11월 직위 상실형인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공무원을 선거운동에 이용한 혐의로 기소된 정상혁 보은군수는 지난 1월22일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6·4 지방선거 당시 TV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유영훈 진천군수도 1월23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 다른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위를 잃기 때문에 이들 군수 3명은 1심 형이 최종 확정되면 야인으로 돌아갈 처지에 놓였다.

공직선거법은 1심의 경우 6개월 이내, 2심과 3심은 각각 3개월 이내에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항소·상고심 재판 기간을 합쳐 6∼7개월 걸린다고 보면 정상혁 보은군수와 유영훈 진천군수에 대한 확정 판결은 오는 9월 말 이전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

선거법 위반이 아니더라도 직위 상실과 관련한 사건 역시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게 사법부의 입장이어서 임 군수도 이들과 비슷한 시점에 대법원 판결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심에서도 이들에 대한 당선 무효형이나 직위 상실형이 확정된다면 충북에서는 이르면 오는 10월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3명이 모두 군수직을 잃어 한꺼번에 재·보선을 치르게 된다면 충북에서는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처음 있는 일이 된다.

오는 10월 마지막 주 수요일(28일)에 치러질 재·보궐 선거의 예비후보 등록은 오는 8월 16일 시작된다.

이들의 대법원 판결이 8월 말이나 9월께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재·보선을 겨냥한 예비후보군의 선거운동 시간은 빠듯할 수 있다.

최종 형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움직일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부 인사들이 현직 군수의 낙마를 기정사실로 보고 행사장에 얼굴을 내비치는 등 후보로서의 행보를 시작하는 등 재·보선 분위기가 벌써부터 형성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