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새해 첫 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변화를 앞둔 시점에 수구적인 태도는 같이 할 수 없다”고 언급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그의 속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취임 후 줄 곧 조직 내 소통불화를 겪으며 리더십의 부재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조직 장악에 어려움을 겪어 온 김 교육감이기에 그의 이번 발언은 대대적 인사 물갈이를 예견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첫 진보교육감 취임 후 줄 곧 혼란을 겪었던 지역교육계는 다시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김 교육감은 최근 자신의 교육철학과 반(反) 하는 일부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첫 메시지는 지난 12월1일 직원월례조회에서 나왔다.

당시 김 교육감은 새해를 한달여 앞둔 시점에 도교육청 신년 키워드로 간소함과 희망, 쇄신 등을 제시하며 "어떤 부서는 아직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옛날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고 질타한 뒤 "저와 같은 가치와 방향을 가지도록 애써달라"고 공식석상에서는 처음으로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이 후에도 김 교육감은 월례조회나 간부회의 등 공식 회의석상에서 자신의 교육정책에 발맞추지 못한 채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일부 직원들읠 겨냥한 경고성 발언을 심심찮게 해왔다.

그 간 보수색 짙은 충북교육계에서 첫 진보교육감으로 취임한 이후 이렇다 할 지지기반이 없었던 김 교육감이기에 어느 정도의 ‘세결집’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최근 김 교육감의 인사 정책을 지켜본 적잖은 지역교육계 인사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일각에는 균형적 대통합을 원칙으로 내세워 전교조 출신 교사들을 대거 합류시키면서 ‘밀어붙이기식’ 자기사람 심기란 지적까지 나온다.

취임 후 교육감 직속의 TF팀 구성과 각종 현안사업 추진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철학과 뜻을 같이해 온 인사들로만 정책을 논의‧결정하고 있다는 이유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김 교육감은 ‘진보’적 성향으로 대변되는 자신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포용의 교육정책을 주창해왔다.

자신에 대한 보수 성향의 우려를 불식하고 표심을 얻기 위해 학력과 인성을 함께하는 교육정책을 강조해 왔다.

무엇보다 자신의 당선 이 후 보수색 짙은 지역교육계의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뜻에서 특정세력에 치우친 인사나 정책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취임 후부터 현재까지도 그가 말하는 포용의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졌고, 편향된 인사로 적잖은 직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빚어진 첫 해외순방 방문단 구성과 관련해서도 김 교육감의 별동대(?)라고 할 수 있는 TF팀 인원들만 대거 포함되면서 형평성 문제를 낳기도 했다.이에 대해 김 교육감이 직접 “방문단 구성도 교육감의 눈이 될 수 있는 정책 실무자들로 꾸려졌다”고 해명했지만, 좀처럼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에 지역교육계 분열을 막고, 원활한 조직 장악을 위해서는 무리가 따르는 경고성(?) 엄포로 일관하기 이전에 김 교육감이 먼저 진정성 있는 포용의 모습을 보여야 한댜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윤건영 충북교총 회장은 “인사권이 보장된 선출직 교육감이라지만 자기와 입장을 달리한다고 해서 인사를 편향적으로 한다는 것은 아집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면서 “취임 전부터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겠다”고 약속한 김 교육감이 이제라도 포용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