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사)=구제역이 충청권에 이어 경기도까지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음성군이 지난 12월27일 지역 단체장과 주민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기획공연 송년음악회를 강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음성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부터 음성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12월 기획공연 송년음악회로 “재스민 최의 "Why Not?!”의 무대를 선보였다.

세계 최고의 플루티스트 재스민 최와 테크니컬 밴드 피플 컴퍼니, 만능 엔터테이너 가수 숙행과 함께하는 팝과 클래식, 재즈가 어우러지는 한편의 스토리 공연이 펼쳐진 것.

이날 송년음악회에는 각 읍면에서 온 지역단체장, 주민 등 450여 명이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행사는 음성군이 주최하고 음성군시설관리사업소, 충청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주관했다.

티켓은 R석 20,000원, S석 15,000원으로 행사 당일에도 판매됐다.

군은 지난 12월18일 원남면의 한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최종 확진 판정됨에 따라 129 마리를 모두 살처분을 완료 한 상태다.

이에 군은 구제역 추가 확산방지를 위해 12월의 ▶음성군 평생학습 한마당 축제(12월 23일) ▶제22회 청소년대상 시상식(12월 24일) ▶수박재배 교육(12월 24일) ▶제야의 타종 행사(12월 31일) 등 관내 읍면의 크고 작은 지역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또한 군은 소돼지 등 우제류 가축에 구제역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축사 내외를 매일 소독하며, 축산인, 기관단체 등 지역 관련 모임을 자제하는 등 차단방역에 힘써 줄 것을 주문했다.

이런 군이 먼저 산통을 깨뜨렸다.

구제역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기보다는 예약된 행사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며 ‘나몰라라식’으로 행사를 강행해 주민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특히 일부 참석자들은 지역 농민들이 구제역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행사를 강행했어야 했는지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더욱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의 최대 현안문제로 떠오른 구제역과 AI사태에 대해서 군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이날 참석한 한 주민은 “충청권, 경기도 등 모든 시군이 구제역, AI로 비상사태에 들어간 지금 음성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지 열흘도 안 지나 이런 대형 행사를 군이 먼저 강행한 것은 도저히 납득 할 수 없다”고 힐난했다.

이어“애지중지 키우던 동물을 추운겨울 날씨속에 살처분 하는 농민들을 생각하고 방역초소 근무를 하는 공무원들을 생각했다면 과연 이 행사를 여는 게 옳은 결정이었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이미 행사 계약금 등이 지급이 끝난 상황에 일(구제역)이 터졌다”면서 “연말연시에 제야의 타종식과 다른 공연 등의 행사는 취소했지만 송년음악회 만큼은 이미 준비가 끝나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