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 금왕농협이 노사분쟁으로 11월28일 오후 3시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이날 사무금융노조 금왕농협분회(이하 노조)는 금왕농업협동조합에 노동기본권쟁취를 요구하며 본점 앞에서 총파업결의대회를 열며 일제히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결의대회에서 노조는 “지난 9월부터 시작된 단체협상에 농협측이 시종일관 불성실한 태도로 임하는 바람에 24일 충북지방노동위원회 조정이 중단됐다”며 “25일부터 해오던 일부 간부 중심 부분 파업을 오늘 오후부터 전면 파업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노사 양측은 지난 9월 23일부터 1차 교섭을 시작해 이후 5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그러나 합의에 이르지 못해 지난 4일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기까지 이르렀다.

이에 지난 19일 6차, 24일에 7차 교섭을 시도했다. 여기까지 노조측은 84개 항목을 요구했고, 이 가운데 약 30개 조항에 대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결국 파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노조가 밝힌 주요 요구안은 ▲노조 인정과 활동 보장 ▲농협측이 노동자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개악한 성과급을 기존 상여금으로 명칭 변경 ▲노동조건(휴가) 처우 개선 ▲권위적 인사권 남용 개선 등이다.

노조측은 “농협측이 제시한 50개 항목을 수용하며 교섭을 통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농협측은 노조가 요구한 노조 활동 보장, 노동조건 개선 등 19개 조항은 아예 들어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노조는 “지난 2월 회식 자리에서 한 지점장이 이사로부터 폭행을 당했고, 17억원을 투자한 예식장과 무리한 종묘장 추진으로 적자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헌법에 보장된 노동의 기본권이 조합장의 제왕적 운영에 의해 말살되고 있다. 단체교섭 요청에 불성실하게 임하는 것은 물론, 마치 노조가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것처럼 여론을 왜곡한다"고 비난하며 “수천만 원을 들여 노무사를 고용해 교섭을 파행으로 몰고 가며 전면전을 선포한 농협측이 성실하게 협상에 임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농협측은 "노조는 농협이 조합법에 의해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노동위원회가 제안한 10일간 조정연장 권유를 거부한 채, 무리하게 파업에 들어갔다"고 반박했다.

또한 "노조가 주장한 제왕적 운영, 독단적 인사권 남용 등은 사실이 아니다. 서면에 의해 노조의 의견개진 보장을 제안한 농협은 그동안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노조를 인정할 수 있다고 수차례 밝혀 왔다"며 "일방적인 노조의 주장은 인사권을 비롯한 운영권을 사실상 노조가 행사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왕농협과 노사는 5차 단체협상에서 노조활동 보장, 성과급 상여금 전환, 장기 근속자 연월차 휴가 확대, 부당한 인사권 개선방안 마련, 정규직 결원시 대체되는 비정규직 동일한 임금, 동절기 단축 근무와 동일 임금 요구안 등이 쟁점사항에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단체교섭 과정에서 합의하지 못한 핵심쟁점 중에 노조측이 제시한 '근무시간 중 노조활동과 유급 대우'에 대해, 농협측은 노조활동은 근무시간외에 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위반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또한 ‘인사위원회에 노조원 2명 이내 참관과 발언 요구’ 사항에 대해서는 농협의 ‘고유한 인사권을 침해’라는 이유로 수용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수익분배안’의 경우 근로자에게 분배를 요구하는 노조측 주장에 대해 조합원 배당액 감소가 예상되고, 출자없는 근로자에게 수익분배는 불가하다고 농협측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후생급을 통상입금에 포함시키고, 농협 손익과 상관없이 상여금을 일률적으로 지급하라"는 노조측 요구에 대해 "규정에 따라, 후생급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고, 농협 손익을 고려해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며 농협측은 반대했다.

특히 노조측은 '21일에서 38일까지 연차 유급휴가'를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근로기준법 및 농협규정에 따라, 최소 14일에서 최고 25일을 제시하면서, "휴일 114일에 최대 25일의 연차 휴가, 인정휴가 6일, 기타 경조사 휴가 등을 포함하면 이미 연간 150여 일가량 휴일 등을 확보해주고 있다“며 ”현재도 1년중 7개월 일하고, 5개월은 쉴 수 있는 상태"라며 양보불가 입장을 밝혔다.

한편 노조가 전면파업사태에 들어감에 따라 금왕농협은 앞으로 비정규직과 간부 직원 등을 중심으로 업무를 처리할 예정이다.

이같은 농협과 노조 양측의 팽팽한 입장 차이가 뚜렷함에 따라 노사분쟁으로 발생한 이번 파업은 지역 경기 악화와 함께 결국 주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을까 우려하며 지역사회는 사태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금왕농협 노조원은 비정규직을 포함한 전체 직원 80여 명 가운데 45명이다.음성군 내 7개 회원농협 가운데 노조가 설립된 곳은 금왕농협이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