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최대의 철 생산지인 진천군 덕산면 '진천 석장리유적'(충북도기념물 124호)에서 이용된 제철 원료는 철광석과 사철이고 연료는 목탄이란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립청주박물관은 철박물관, 충북대박물관과 함께 11월21일 오후 박물관 대강당에서 유영훈 진천군수 남명수 진천문화원장을 비롯해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 한가운데 석장리유적 발굴 2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백제 철문화'를 주제로 열린 이날 학술대회에서 금속기술연구소 신경환·최영민 연구원은 '금속학적으로 본 진천 석장리유적의 제철기술'을 발표했다.

이들은 진천 석장리유적에서 나온 제철 관련 유물 12점을 제련공정의 원료, 생산품, 부산물로 용도를 구분해 주사전자현미경-에너지분산분석기(SEM-EDX)와 X-선 형광분석기(XRF) 등을 통해 분석했다.

그 결과 진천 석장리유적에서 사용한 원료는 철광석을 주원료로 하고 티타늄 함량이 낮은 사철도 일부 사용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철광석은 가열해 파쇄·선별하는 배소공정을 거쳤고 이 과정을 통해 잘게 분쇄된 철광석은 미처 수습되지 못해 노(爐)에 남아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 박학수 연구원은 이에 대해 "슬래그 성분은 제련로 속에서의 위치와 응고 과정에 따라 균일하지 않기 때문에 그 성분을 기준으로 특정 원료 사용 여부를 판단하는 건 오류의 가능성이 있고 숯에 의해 슬래그의 CaO(산화칼슘) 성분이 증가한 것이 보고됐다"며 "재검토가 필요하며 보다 직접적인 근거를 찾아야 한다"고 의견을 달리했다.

연료는 인근에서 생산된 목탄을 이용해 열량과 환원(還元) 분위기를 만들었고 첨가제로 조개를 넣어 철재 형성과 유동성을 높였다.진천 석장리유적은 제련로에서 바로 단야(鍛冶)공정으로 이동하는 등 제련공정과 단야공정이 공존했던 제철소였다고 발표자는 밝혔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이밖에 ▲백제 제철기술의 등장과 전개(국립중앙박물관 김상민) ▲중원지역 백제의 철 생산과 소비에 대한 기초적 검토(국립청주박물관 성재현) ▲중원지역 백제 철 생산의 특징과 복원적 연구(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도의철) ▲일본 열도 측에서 본 백제 철기문화의 영향(일본 오테마에대학 우오즈 도모카쓰)이란 주제 발표와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진천 석장리유적은 국립청주박물관이 1994~1997년 네 차례 발굴조사를 통해 백제 최대의 철 생산지였음을 밝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