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혁신도시 입주민들이 진천군과 음성군에서 혁신도시에 행정관리 주체로 군(면) 출장소가 아닌 도 출장소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해 진천군과 음성군이 긴장하고 있다.

충북혁신도시 입주자와 입주예정자, 맹동면과 덕산면 대표 등으로 구성된 명품충북혁신도시연합회는 최근 혁신도시 출장소와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를 충북도와 진천군, 음성군 등 관련기관에 보냈다.

설문조사에서는 혁신도시 입주자와 입주예정자 등 전체 523명을 대상으로 혁신도시 행정관리 주체를 군이나 면 출장소로 할 것인지, 도 출장소로 할 것인지에 대해 설문조사했다.

그 결과 '혁신도시 내 진천군 덕산면과 음성군 맹동면 지역을 통합해 도 출장소를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체의 80.3％(420명)로 나타났다. 이어 군 출장소 18.9％(99명), 면 출장소는 0.8％(4명)에 불과했다.

현재 음성군은 혁신도시에 맹동면 출장소를 설치해 지난 11월 5일 민원업무를 시작했고 진천군은 내년 6월 청사 준공 이후 면 출장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충북도와 양군 관계자는 혁신도시연합회의 요구에 대해 논의한 끝에 혁신도시 내 양군 지역에 면 출장소를 설치하기로 했고 도에서는 도 출장소 설치가 어렵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양군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 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들어 군 출장소 설치는 할 수 없어 면 출장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혁신도시연합회 관계자는 "진천군과 음성군이 독자적으로 시를 만들겠다고 해서 양군이 산업단지 유치에 주력하면서도 혁신도시 산업단지 분양은 소홀하게 하는 것 같아 답답하기만 하다"며 "양군에서 혁신도시에 신경을 쓰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혁신도시는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 규정만을 들어 혁신도시 입주민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군과 군의회, 사업시행자 모두 다른 쪽에 떠넘기려고만 한다"며 "양군이 혁신도시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충북도가 통합 출장소를 설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혁신도시연합회의 이 같은 주장에 진천군과 음성군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진천군의회 김상봉 의원은 "증평군이 20여 년 전 도 조례로 출장소가 설치됐다가 자치단체로 독립된 상황과 비슷하다.

충북혁신도시에 도 출장소가 설치되고 인구가 늘어나면 언젠가는 진천군과 음성군에서 독립해 독자적인 자치단체를 요구할 것은 분명하다"며 "양군과 군의회에서 혁신도시 출장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군 주민도 "충북혁신도시에 공공기관 이전이 완료되고 인구가 늘어나면 입주민과 공공기관 직원들이 독자적인 자치단체로 독립하겠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고 정치권에서도 이를 무시할 수 없어 결국 양군이 맹동면과 덕산면을 빼앗기는 꼴이 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충북혁신도시 음성군 지역에는 지난 5월 말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혁신도시가 들어선 맹동면 인구는 지난해 말 5197명에서 지난 9월 말 7313명으로 9개월 새 2116명으로 41％나 증가했지만 인구가 늘어나던 인근 금왕읍은 같은 기간 241명이 줄어드는 등 혁신도시 블랙홀이 현실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