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군 도안면 노암리 '증평 추성산성'(사적 527호)이 고려시대에 경영된 '도안고성(道安古城)'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옛 도안현과 시화역 등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재)중원문화재연구원은 추성산성 5차 발굴조사 결과 고려시대 유구가 집중으로 나온 추성산성 북성이 도안고성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도안고성은 조선의 대표적인 지리학자인 김정호가 1863년 편찬한 '대동지지(大東地志)'에 처음으로 기록이 나오지만 그동안 도안고성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

대동지지에는 '도안고성은 추성산에 있었는 데 터만 남아 있다(道安古城在杻城山有遺址)'고 도안고성의 존재를 알렸다.

연구원은 삼국시대와 한성백제 유구·유물만이 출토된 남성과 달리 북성에서는 고려시대 유구가 나오면서 북성이 고려시대 경영된 도안고성일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추성산성 북성이 도안고성 가능성이 커지면서 조선 초기와 후기까지 있었던 도안현청(道安縣廳)과 시화역(時化(和)驛)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안현은 인구가 적고 땅이 좁아 조선 태종 5년(1405)에 인근 청당현과 합쳐 두 지역이 청안현으로 통폐합됐다.

이때까지 남아 있던 도안현청의 위치는 어디였을까.조선총독부가 1910년대에 펴낸 '5만분의 1 지형도'에 보면 이성산(尼聖山·추성산) 서쪽에 '時化(시화)'란 마을이 있고 그 서쪽에는 '道安(도안)'이란 마을이 각각 표기돼 있다.

이 일대에는 지금도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건물 기와 편이 수습되고 있어 도안현청이 이곳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화역은 지금의 증평읍 미암2리 시화 마을 일대에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화역은 '세종실록지리지'(1454년)에 '時和驛(시화역)'으로 나온다.시화역은 경기대 사학과 조병로 교수가 지난달 25일 충주시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세미나실에서 공개한 '율봉도찰방해유문서(栗峯道察訪解由文書)'을 통해서도 충북지역 17개 역 가운데 하나로 보여졌다.

증평향토문화연구회 관계자는 "추성산성 발굴조사가 계속되면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추성산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는 도안현청과 시화역 터에 대한 발굴조사도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