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성향이 보수냐 진보냐에 따라 지역 시민단체의 반응도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속칭 '코드'가 맞는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구설에 휘말리면 감싸주는 태도를, 보수진영 인사가 연루된 사안이 발생하면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식이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8월4일 "충북교육발전소 검찰 압수수색은 시민사회단체 탄압 행위"라는 공식 논평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어버이날 편지와 함께 보낸 양말을 기부행위로 간주하는 검찰은 교육사업을 고유영역으로 삼는 충북교육발전소 활동을 모독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진보 성향의 김병우 교육감이 충북교육발전소 상임대표로 활동할 당시의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의혹을 파헤치려 검찰이 나서자 시민사회단체가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이 단체는 검찰의 수사는 시민단체 탄압이면서 진보 교육감 흔들기라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 보수 성향의 이기용 전 교육감이 교육계 수장이었을땐 상황이 사뭇 달랐다.감사원이 2012년 12월 도교육청 인사비리 관련자 9명을 징계하고 교육청에는 주의 조치까지 내렸지만,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이듬해 3월 이 전 교육감 등을 청주지검에 고발했다.

인사비리의 원인은 교육감의 집중된 권한 때문이라면서 책임의 주체가 교육감이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검찰은 최종 인사권자인 이 전 교육감의 인사 비리 개입 가능성을 수사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하고 사건을 종결했다.무혐의 처분으로 사건은 종결됐지만, 시민단체의 공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성명서를 내고 "재판을 통해 비리의 핵심 몸통이 명명백백하게 가려지길 원했지만 그렇지 못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이 전 교육감을 계속 몰아붙였다.

보수는 혐의가 없어도 여전히 지탄의 대상이고 진보는 수사를 시작하기만 했어도 검찰 탄압으로 간주한 셈인데, 시민단체의 이런 엇갈린 태도가 교육감 성향에 따라 바뀌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연대회의 관계자는 "진보 교육감을 두둔하는 것도 아니고 이중잣대를 적용하는 것도 아니다"며 "단체의 통상적인 활동을 제보만으로 압수수색을 하는 검찰의 극단적인 방법은 도를 넘어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진보-보수를 떠나 교육감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봉쇄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청주지검은 지난 8월1일 공직선거법 기부행위 의혹과 관련해 김 교육감이 상임대표를 맡았던 충북교육발전소를 압수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