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김유신 장군이 태어난 진천군 진천읍 상계리 마을 주민이 반세기 만에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땅을 되찾았다.

청주지법 민사3단독 이승형 판사는 "진천군이 1963년 지방자치에 관한 임시조치법에 따라 행정구역인 상계리를 대신해 명의 이전을 하면서 실체적 소유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상계리를 읍·면 하부조직으로 잘못 파악해 주민 공동 소유의 땅을 점유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상계리 주민이 군을 상대로 낸 소유권 이전 등기 말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상계리 마을 주민이 오랫동안 묘지 등으로 사용하는 임야 24만1000여 ㎡는 일제가 1910년대 임야조사령으로 마을 공동 소유인 '상계리' 명의로 사정(査定)한 땅이다.

임야조사령은 조선총독부가 1918년 조선 왕실 소유의 땅과 주인 없는 땅을 자신의 소유로 점유하기 위해 시행한 토지조사사업의 하나로 문제가 된 상계리 임야는 당시 마을 땅으로 소유권을 확정해 줬다.

하지만 군은 지방자치에 관한 임시조치법에 따라 1963년 상계리를 대신해 이 땅을 군 명의로 이전했고 2011년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안 마을 주민은 소송을 제기했다.

이 같은 사례는 2010년 청원군 내수읍 은곡리에서도 있었다.

이곳도 임야조사령으로 마을 소유로 사정을 한 이후 1978년 청원군이 군 소유권 보존등기를 했고 마을 주민은 소유권 보존 등기 말소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군 손을 들어준 2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대법원은 "임야의 사정 명의인 은곡리와 행정구역 주민으로 구성된 주민공동체인 은곡리마을회는 서로 동일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대전고법 청주원외재판부는 지난해 은곡리마을회 손을 들어줘 사건을 종결했다.

이번에 주민이 승소한 진천읍 상계리 마을 임야는 김유신 장군이 태어난 탄생지와 인접한 곳이다.

아버지 만노군(진천군) 태수 김서현 장군과 어머니 만명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김유신 장군의 출생지가 상계리다.

이곳에는 사적 414호 김유신 장군의 탄생지와 태실이 있고 인근 벽암리에는 김유신 장군의 사당인 길상사(충북도 기념물 1호)가 자리하고 있다.

마을 주민이 소유권 소송에서 승소한 임야 바로 앞에는 화랑무예태권도성지가 조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