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H5N8)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인근 음성군 맹동면 봉현리 육용오리 농장에서 반경 3㎞ 내 위험지역에 들어 있다는 이유로 진천군 덕산면의 한 육계농장 닭 7만2000마리가 억울한 죽음을 당하게 됐다.

음성군 맹동면 봉현리 오리 농장에서 폐사한 33마리는 지난 2월18일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

덕산면 용몽리 육계농장에서 기르는 닭 7만2000마리는 AI 증상은 없지만 AI 발생 농장에서 위험지역에 있다고 해서 예방 차원에서 2월24일 매몰 처분한다.

충북에서 지난 27일 가장 먼저 AI 의심 신고가 들어와 2월23일까지 농장 2곳에서 고병원성 AI 확진이 나온 진천군은 1월28일부터 2월14일까지 36농가에서 기르던 닭과 오리 75만9430마리를 매몰 처분 또는 열처리(렌더링)했다.

군 전체 290만 마리의 4분의 1이 넘는 가금류가 매몰 처분됐다.공무원과 군인 등 연인원 1400여 명이 매몰 처분 작업에 투입됐고 2월24일 추가 매몰 처분에도 공무원과 군인 94명이 동원된다.

진천군에서는 지난 2월2일부터 23일까지 22일 동안 AI 추가 의심 신고가 들어오지 않아 소강상태이고 지난 2월14일 일단 매몰 처분 작업을 마무리해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음성군에서 고병원성 AI 확진으로 발생 농장에서 위험지역에 있다는 이유로 본의 아니게 멀쩡한 닭을 매몰 처분해야 하는 처지다.

군 관계자는 "진천지역에서 AI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위험지역에 포함돼 있어 매몰 처분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음성군에서는 2월22일에도 삼성면 청용리 육용오리 농장에서 AI 의심 신고가 들어와 곧바로 오염지역(반경 500m 내) 농장 2곳의 오리 2만5000마리를 매몰 처분했지만 진천군에는 발생 농장으로부터 위험지역에 가금류 농장이 없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