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에 따른 매몰 처분을 2월14일 마무리했지만 축산농가 보상금과 방역 활동비 예산이 100억원대에 이르러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

충북에서는 지난 1월27일 진천군 이월면 삼용리 씨오리 농장에서 첫 AI 의심 신고가 들어오고 지난 1월29일 이 농장의 오리에서 고병원성(H5N8) AI 항원이 검출된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3건이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

지난 1월28일부터 2월14일까지 매몰 처분(열처리 포함)한 닭과 오리는 42농가 87만 마리(진천 36농가 76만 마리, 음성 6농가 11만 마리)에 이른다.

매몰 처분 작업에만 공무원과 군인 등 연인원 1740여 명을 투입했고 거점 소독소 45곳, 이동통제초소 23곳 등 68곳의 소독소를 운영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2월6일 청원군 미호천 변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 AI 바이러스를 확인했다고 충북도 AI 방역대책본부에 통보했다.

방역 당국은 고병원성 AI 확진 통보가 오는 대로 경계지역(발병지역에서 반경 10㎞) 가금류 이동제한 조치를 하기로 했지만 충북지역 매몰 처분은 일단 종료했다.

지난 2월12일에는 매몰 처분 작업과 방역초소 급식 지원 활동 등의 과로가 쌓인 진천군 공무원 정모(41)씨가 뇌출혈로 쓰러져 입원하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했지만 진천군과 음성군은 앞으로 매몰 처분한 가금류의 보상금 지급 등에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충북도가 잠정 추산한 순수 보상금만 61억원이고 이외에 매몰 처분에 필요한 부대비용, 소독약 구매, 방역초소와 상황실 운영 등에 43억원 정도가 소요된다.

열악한 지방 재정을 고려하면 진천군과 음성군의 재정 체감 손실은 클 수밖에 없다.

정부는 구제역 상황이 끝난 2011년 7월22일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령 11조(보상금 등)에 '보상금의 100분의 80 이상은 국가가 지급하고 나머지는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한다'는 조항을 신설해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의 부담이 커졌다.

이번 AI 발생으로 87만 마리를 매몰 처분한 진천군과 음성군은 전체 보상금액 61억원 가운데 20％인 12억원 이상을 군비에서 지급해야 한다.

정부가 구제역 발생을 계기로 지자체가 책임감을 갖고 예방 활동을 강화하라는 취지로 20％를 지방비로 부담하도록 했지만 재정자립도가 20％ 안팎에 불과한 지자체로서는 큰 부담이다.

도와 진천군은 2월6일 진천군청을 방문한 국회 새누리당 중앙재해대책위원회에 예방적 매몰 처분과 도축장 영업 손실분에 대한 보상금을 전액 국비 지원해 달라고 건의했고 진천군의회도 2월11일 225회 임시회에서 보상금 전액 국비 지원 건의문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