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의 첫 절기인 입춘을 맞아 대문과 기둥 방 등에 축하와 기원 등의 의미를 써 붙이는 것을 입춘첩이라고 한다.

흔히 대문에는 올 한해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라는 글귀를 붙이고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하는 것이 우리나라 전통이다.

괴산군 감물면 백양리에 사는 이길훈씨(80세)는 이같은 입춘첩을 30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입춘 때마다 써서 마을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젊어서 농협에 근무했던 이씨는 어린시절부터 서예를 익혀 붓글씨 솜씨가 뛰어났고 마을주민들에게 입춘첩을 나눠주기 시작한 것은 고향으로 돌아온 직후이며 마을의 안녕과 주민들의 만복을 기원하며 시작한 것이 어느덧 30년이 넘게 이어졌다.

지금은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해 손수 마을 집집마다 입춘첩을 붙여주지는 못하지만 입춘이 다가오면 1주일 전부터 손수 먹을 갈아 정성을 다해 입춘첩을 써서 마을회관에 나눠줘 주민들의 안녕과 만복을 빌어준다.

이씨는 “손에 붓을 들고 있을때 가장 행복하며 입춘첩을 받아 가는 이웃들의 행복한 모습을 떠올리며 기력이 다하는 날까지 이일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방훈 마을이장은 “이길훈 어르신 덕분에 마을에 안녕과 만복이 지속되는 것 같다”며 “항상 마을과 이웃을 생각하는 어르신의 정성으로 주민들은 매년 행복한 입춘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