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기간 잠시 주춤했던 충북지역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2월2일 충북도 AI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진천군 덕산면 인산리 육용오리 사육농가에서 의심신고가 들어온 데 이어 이날 군(郡) 경계를 넘어 음성군 대소면 삼정리 씨오리 농장에서도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진천군 덕산면 육용오리 농장은 충북 최초의 발병지인 진천군 이월면 삼용리 씨오리 농장에서 5㎞, 음성군 대소면 씨오리 농장은 4㎞ 떨어졌다.

모두 위험지역 범위(반경 3㎞)를 벗어난 셈인데 만약 두 군데 농장에서 모두 AI 확진판정이 나오면 살처분 범위는 크게 확장된다.

도 방역대책본부는 두 군데 중 진천군 덕산면 육용오리 농장에선 AI 양성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루 만에 오리 80여 마리가 폐사한 점이 이런 예상을 하는 근거다.

진천군 덕산면 육용오리 농장 가검물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는 이르면 2월3일 나온다.

만약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 AI 확인 판정이 내려지면 살처분 범위는 대폭 넓어진다.

지난 1월28일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진천군 이월면 씨오리 농장의 반경 500m(오염지역) 안에 있는 가금류 1만1514마리(오리 1만1444마리, 닭 70마리)를 살처분했던 충북도와 진천군은 2월1일부터 살처분 범위를 위험지역(반경 3㎞ 이내)으로 확장했다.

이날 오후 현재 살처분한 닭·오리는 15만여 마리에 달한다.

도와 군은 2월3일에도 위험지역 안에 있는 농가의 닭(산란계) 10만 마리와 오리 1만 마리를 살처분할 계획이다.

방역당국은 최초 발병지인 전북 고창 씨오리 농장에서 새끼 오리를 분양받은 농장이 경계지역(반경 10㎞)에도 있는 점을 고려해 이동제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고창 씨오리 농장에서 분양받은 충북지역 16개 농장 가운데 위험지역 안엔 4가구, 경계지역 안에는 6곳이 있다.

충북은 2003년 12월 이후 10년 동안 AI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이번에 진천 씨오리 농장에서 살처분이 진행됨으로써 'AI청정지역' 지위를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