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넘도록 음성군 음성읍을 뒤흔들었던 용산산업단지 문제가 음성읍 사회단체의 사업 재추진 건의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음성읍 지역개발회를 비롯해 이장협의회, 새마을 남녀지도자협의회, 주민자치위원회, 의용소방대, 자율방범대 등 음성읍 주요 사회단체장은 주민 300여 명의 서명을 받은 음성산업단지 조성사업 추진 건의서를 지난 10월25일 오후 음성군청 민원과에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건의서에서 "음성산업단지 착공에 대한 음성읍민의 심정과 기대감은 머리카락이라도 잡고 싶은 마음"이라며 "음성읍민의 숨통이 터질 수 있는 최첨단 산업단지를 하루빨리 건설하도록 음성군수와 음성군의회 의장은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음성읍 사회단체장은 산업단지 면적은 13만5000평(44만7000㎡) 이상으로 하고 공영개발 방식으로 다시 추진해 달라고 건의했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30만평(99만2000㎡)이 살길이다', '민간개발로 하루빨리 용산산업단지를 착공하라'고 군을 압박했던 사회단체가 군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필용 음성군수는 지난해 7월30일 기자회견을 열고 93만6000㎡(28만3000평)의 애초 면적을 44만7000㎡ 규모로 줄이고 공영개발로 용산산업단지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음성읍 사회단체는 군청 앞은 물론 시가지 곳곳에 이를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플래카드를 내걸고 강력하게 반발하며 군과 대립각을 세웠다.

 이 군수가 면적을 줄여 사업성이 확실하고 공사기간을 줄일 수 있는 공영개발로 추진하겠다고 해결책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던 사회단체가 돌연 이 군수의 제안을 1년3개월 만에 전격 수용했다.

왜 그랬을까.

지난 10월25일 사회단체장들이 제출한 건의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음성산업단지 착공에 머리카락이라도 잡고 싶은 마음', '음성읍민의 숨통이 터질 수 있는 최첨단 산업단지'란 말로 산업단지 조성에 절박함을 드러냈다.

 그동안 군과 이 군수의 용산산업단지 조성 제안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일부 사회단체장의 정치적 의도가 깔렸다는 의혹이 끊이질 않았다.

 지난 6월 말 용산산업단지 지구 지정 해제와 비상대책위원회의 와해 등 일련의 변화가 음성읍민에게 새로운 판단의 계기를 준 것으로 보인다.

 음성읍민은 산업단지와 금융기관 등 경제권이 금왕읍을 중심으로 한 서북지역으로 옮겨가면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용산산업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해 지난해 음성읍민이 시가지에 내건 플래카드에는 '20년 전과 달라진 것이 없는 음성읍 이대로는 모두가 자멸합니다'란 절박한 심정을 담았다.

 군과 이 군수의 제안대로 음성산업단지를 공영개발로 재추진하자는 음성읍민의 여론은 일부 사회단체의 일방적인 반대 목소리로 변질된 정치적 색깔을 걷어내고 냉철하게 현실 인식 쪽으로 움직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군청 소재지인 음성읍이 군의 행정 중심과 함께 경제 중심으로 다시 태어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