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춥다소리 안한지 몇일 안지나서부터 어느날 갑자기 더워지기 시작하더니 불볕더위가 오래도록 지속되어 국민 모두가 힘겹게 보내고 있고 전력난에 국가에서는 전국민의 절전동참에 호소하면서 비상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폭염으로 밖에서 일을하던 노인분들이 일사병으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소식도 있고 공공기관에서는 에어콘 가동 중지로 찜통더위와 전쟁을 하다시피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필자의 사무실에도 연일 35℃를 오르내리고 있지만 국가전력 위기극복과 밖에서 근무하는 외근 직원들 모습에 인내하며 근무하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초등학교 동창들 정기모임을 매년 8월 중순에 하고 있는데 갈수록 참석인원이 늘어나 정겹게 만나고 있다.

보통 봄이나 가을에 정기모임을 하는데 한여름에 하게 된 것은 직장이나 가족 또는 다른 동창모임을 피해서 한가한때 하기로 정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초등학교 모임은 어린 유년시절을 같이하였기에 서로 편하면서 이해해주고 배려하는 자연스런 모임이라 다른 모임 먼저하고 시간을 내어 만나는 순수한 모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한달 전부터 회장과 총무가 수시로 모임 날짜와 장소를 안내하며 참석여부를 확인하는데 만남은 기다려지지만 모임장소가 지난해 그 자리로서 더위가 걱정이 되었다.

그곳은 우리가 초등학교 시절엔 물도 많고 수영하며 놀던 장소로 추억이 묻어 있으나 지금은 체육공원이 만들어져 물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만나게 해준 회장·총무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시간에 맞춰 나가보니 벌써 많은 친구들이 나와 있었다.

모두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를 반가이 맞아주며 얼굴모습평을 농담반 진담반 하면서 인사를 하니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지만 즐겁다.

학교를 졸업한지 40여년이 지나 중년을 넘어서는 나이에 들었지만 동창들끼리 만나면 시계바늘은 다시 어린시절 옛날로 돌아간다.

어린나이에 산길 이십여리를 걸어서 다닌 친구도 있고 장마가 지면 물 때문에 학교를 못 오기도 하고 수업하다가도 개울에 물 불기전에 가야한다고 일찍 가던 학생들도 있었다.

지금은 우산이 집집마다 몇 개씩 되고 흔하지만 그 시절엔 우산이 귀했고 지금같이 튼튼하지도 않고 비닐우산이 대부분이었고 비료 담았던 비닐을 쓰고 다니곤 하였다.

필자가 돌아가신 어머니께 가장 죄스럽고 불효한 것 중 하나가 우산사건인데 어느 비오는 날 학교갈 때 없는 우산 달라고 떼를 쓰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고 너무나 후회스럽고 눈물이 난다.

이런저런 지난 이야기를 하며 각자들 배고프고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하니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하루해가 빠르게 지났다.

우리세대는 흔히 이야기하는 베이비붐 세대로 현재의 삶이 선대들보다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세상에 살고 있지만 지금의 중심화두인 휴가나 여행, 여유와 낭만과 같은 행복은 잊고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로지 배고픔 면해보려고 앞만 보고 달리다보니 어느새 자식들 시집장가 보내는 나이가 되어 이제야 겨우 조금씩 뒤를 돌아다 볼 여유가 시작되었다.
그날의 중심화제는 단연 건강이었고 서로 건강에 대해 이야기하고 앞으로 주위 친구들 손잡고 와서 자주 만나고 내년엔 봄에 바닷가로 여행을 가기로 약속하였다.

현 정부의 국정기조가 국민행복이다.
학교졸업한지 40여년이 지난 초등학교 동창들을 만나고 모임을 하면서 행복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 보았다.

흔히 이야기하듯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자기 가까운 곳에 사소한 부분에 있기도 하고 자기 마음속에 있다고 하는데 분명한 것은 행복은 남이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야 한다.

이번모임에 참석한 친구들 모두 반가웠고 사정상 참석하지 못한 동창들도 내년 봄에는 바닷가에 함께 가기를 바라며 전국각지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미원초등학교 50회 동기동창 모두에게 행운과 축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