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률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이 8월12일 한강에 투신하면서 큰 충격에 빠진 민주당 충북 중부4군(증평·진천·괴산·음성)이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6·4지방선거를 지역 위원장 없이 치를지 지역 정가가 주목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맡은 중부4군 지역 위원장 후임으로 지역에서 마땅히 거론되는 인물이 없다 보니 나오는 추측이다.

군수 또는 도의원 가운데 임시라도 지역 위원장을 맡을 수 있겠지만 당사자들이 내년 선거에 출마해야 할 처지여서 출마를 포기하고 지역 위원장을 맡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중부4군 민주당 소속 군수는 유영훈 진천군수와 홍성열 증평군수다.

도의원은 최병윤(음성1)이광진(음성2)·이수완(진천2)·정헌(괴산) 의원이다.

이들은 내년 선거에서 도의원 또는 군수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어 이를 접고 지역 위원장을 맡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군수 출마 예정자 역시 선거 불출마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렇다면 선거 후보군에 들지 않는 원로급에서 맡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내년 선거에서는 지역 위원장이 그다지 매력 있는 자리는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중앙 정치권이 기초 지방선거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면 지역 위원장이 영향력을 직접 행사할 선거는 도의원 선거에 국한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생각할 수는 있다.2016년 20대 총선을 염두에 두고 지역 위원장을 맡을 수 있다.

총선 공천권을 선점하기 위해 당이 어려울 때 지역 위원장을 맡아 당에 헌신하는 것으로 공천권을 확보하는 셈법이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선택이다.

외부 인사 영입도 지금으로서는 낙관할 수 없다.

2009년 10월 18대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김 위원장이 단국대 이전 사업과 관련해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과 함께 국회의원직을 잃으면서 민주당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어릴 적 음성군을 떠난 정범구 전 의원을 찾아낸 민주당은 선거일 28일을 남겨놓고 정 전 의원을 공천했고 '음성 연고'를 내세워 중부4군에서 국회의원을 수성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당시 공천 후보 물망에 올랐던 외부 인사가 이재정(69) 전 통일부장관과 방용석(67) 전 노동부장관이었다.

마땅한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이들이 다시 물망에 오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지역 정가의 시각이다.

두 장관 출신이 비교적 고령인 데다 그동안 지역에서 전혀 활동하지 않아 조직을 추스릴 수 있는 정치 기반이 약한 것도 그렇고 모두 진천 출신이란 점도 걸린다.

민주당은 17대부터 18대 보선까지 내리 세 차례 총선에서 김종률·정범구 두 음성 출신으로 재미(?)를 봤다.

음성군은 중부4군 가운데 인구수를 보면 40％에 이르러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반드시 음성군에서 이겨야 한다.

2004년(17대)부터 지난해(19대)까지 치른 네 차례 총선에서 당선자 모두 음성군에서 승기를 잡았던 게 이를 반증한다.

민주당이 중부4군에 지역 위원장 없이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기는 녹록하지 않다.

그렇다고 중량감 있는 마땅한 인물이 나오지 않은 한 지역 위원장을 맡기기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이래저래 민주당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 중부4군 한 당직자는 "김 전 의원의 예기치 못한 사태로 당을 어떻게 끌어갈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지방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어떻게 난관을 헤쳐나가야 할지 걱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