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8월28일 태풍 불라벤의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괴산 삼송리 소나무(일명 왕소나무)가 11개월이 지난 지금 회생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 나와 괴산군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2월17일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조운연 서기관은 "최근 왕소나무를 살펴본 결과 소생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남쪽 한 줄기는 살 수 있는 희망을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고 밝혀 한때 괴산군민들에게 한줄기 희망을 주었다.

그러나 30일 군에 따르면 약간의 소생기미가 보였던 남쪽 한줄기마저 고사 이제는 갈색으로 퇴색, 회생가능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왕소나무는 높이 12.5m, 수간둘레 4.7m로 지난 1982년11월4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600년의 거송이다. 밑에서 끝까지 꼬면서 올라간 줄기 모습이 마치 용이 꿈틀거리는 것 같다고 해서 용송(龍松)이라고도 불리며, 1980년대까지 주민들이 성황제를 지냈던 신목이다.

왕소나무가 쓰러지자 마을 주민들은 지난 600여년 동안 마을과 고락을 함께한 수호신이었으나 1990년대 초부터 미신이라며 마을에서 고사를 지내지 않은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고 안타까워했다.

비보를 접한 문화재청은 29일 "왕소나무의 뿌리가 들춰진 상태여서 소생이 쉽지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가능성은 낮더라도 지금으로서는 복토 등 소생작업이 우선이기 때문에 괴산군 등 관계기관에 후속조치하도록 했다"고 밝히며, "왕소나무의 천연기념물 해제 여부는 문화재위원과 노거수 전문가 등의 소견을 들어 판단할 문제이고 일단은 소생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이에 군은 28일 오후부터 굴착기를 동원해 드러낸 뿌리가 마르지 않도록 복토 작업과 영양제 주입 등 소생작업을 벌였다.

30일 임각수 군수를 비롯한 송면지역 주민들은 왕소나무를 살리기 위한 기원제를 지내며 한마음으로 왕소나무의 회생을 기원했다.

31일 문화재청 관계자는 주민들이 왕소나무의 천연기념물 해제를 걱정하자 "누운 상태에서 살아난다면 천연기념물은 그대로 유지 된다"고 밝혔다. 왕소나무는 한 줄기라도 살면 천연기념물자격이 유지된다.

그러나 9월11일 지역주민들은 왕소나무가 쓰러진 것은 인재라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 하는 등 군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문화재청과 군은 10월29일 자문회의를 개최 왕소나무의 월동대책을 마련 20두께의 보온 덮개를 설치하고 수시로 환기를 시키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회생을 위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그동안 변영섭 문화재청장이 현장을 방문하는 등 문화재청과 군은 수차례의 협의를 통해 왕소나무의 회생을 위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 왔다.

그러나 별무소용이 없자 올 6월18일 문화재청과 군은 왕소나무의 소생여부를 판단할 것인지 더 관찰할 것인지를 8월에 열리는 자문위원회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자문위원회는 왕소나무의 고사 여부와 향후 주변 정비방안을 협의하게 되며, 추후 문화재청은 왕소나무의 생사여부와 관계없이 주변수림으로 천연기념물로 유지할 것인지 해제를 할 것인지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한때 희망을 주었던 올 봄에 솟아난 5㎜-1㎝정도의 신초가 더 이상 크지 못하고 그대로 고사 하는 등 더 이상 회생이 불가능 하다는 판단을 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왕소나무 2세의 탄생도 현재로선 불확실한 상태다.

지난 3월19일 왕소나무의 살아있는 가지를 꺾어 청원군미동산수목원 육묘장에 있는 소나무 10그루에 접목한 충북도산림환경연구소 한주환 시험연구팀장은 "후계목들이 현재 여름을 지내고 있지만 상태가 좋지 않아 소생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밝히며 "염려와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