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 맹동면 꽃동네 설립자인 오웅진 신부는 8월3일 오전 0시(현지시간 2일 오후 5시) 로마 교황청 교황의 숙소동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이번 알현은 교황이 되기 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교구장이었을 때부터 꽃동네를 알고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오는 것을 환영한다고 약속했던 것을 지키기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예외적인 일로 오웅진 신부 일행에게 특별히 허락하면서 이뤄졌다

이날 교황 알현은 일반알현과는 달리 성녀 마르타의 집(Domus Sanctae Marthae) 교황의 숙소동 접견실에서 아무런 격식 없이 원탁 테이블에 마주 앉아서 40여 분간 담화를 나눴다.

이날 예수의꽃동네형제회 원장 신상현 수사와 자매회 원장 박정남 수녀, 재단의 상임이사인 윤숙자 수녀외에 통역담당 박형지 수녀등 이 함께 교황을 알현했다.

오신부는 교황에게 접견 허락에 감사 인사를 하고, 자신이 초등학교 시절 6.25 전쟁시 죽어가는 피난민 부녀의 비참함을 목격하고 길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위해 일생을 바치겠다는 결심을 실천하여 오늘의 꽃동네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오신부는“한국에서 124위 시복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교황께서 한국 가톨릭교회와 정부의 협조아래 새 복자들의 시복식을 거행하고 아울러 꽃동네도 방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교황은 “한국을 특별히 사랑한다. 그 이유로 한국은 사제 없이 평신도들이 열정을 갖고 교회를 이룬 나라로 그 힘의 원동력은 세례성사였다”며 오신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어 교황은 가난한 이들을 섬기는 꽃동네에 특별한 애정과 관심을 보이면서 3가지를 조언 했다.

첫째는 겸손하라. 땅에까지 낮추는 겸손은 땅처럼 많은 것을 자라나게 한다.

둘째는 용기를 가져라. 뒤를 보지 말고 앞만 보고 나아가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셋째는 기도하라. 겸손과 용기를 갖고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기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다.

이 세 가지 겸손, 용기, 기도를 통해 계속해서 가난한 이들을 사랑하라고 당부했다.

오신부는 교황에게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라는 글이 새겨진 도자기와, 꽃동네 가족 중에 13년 전에 경추 손상으로 사지가 마비되어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이주련 환자가 그린 교황의 초상화를 선물로 증정했다.

교황은 장애를 이기고 입으로 그린 자신의 초상화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고 감사를 표했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오신부와 함께 꽃동네 인사인 ‘사랑합니다’의 하트 모양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알현한 수도자들에게는 교황 묵주를 선물했다.

더불어 교황은 나를 위해서도 기도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신자들의 기도는 교회를 바로 서게 하고 교황을 지탱해주는 힘이라고 하면서, 끊임없이 기도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예수의 꽃동네 형제,자매회의 회헌을 강복해 준 뒤, 오 신부 일행에게 교황 강복을 주고 40 여분간의 특별 알현을 마쳤다.

앞서 오 신부는 2006년 3월 정진석 추기경 등과 베네딕토 16세 당시 교황을 알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