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28일 태풍 '볼라벤'의 강풍에 쓰러져 11달째 투병(?)하는 '괴산 삼송리 소나무'(왕소나무·천연기념물 290호) 일부 가지에서 새순이 돋아났지만 소생까지는 험난하다.

왕소나무는 수령 600년이 넘은 노거수다.

사람으로 치자면 80~90살은 족히 됐고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지하며 힘겨운 사투를 벌인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왕소나무는 가지와 잎 대부분이 말라죽었지만 한 가닥 소생의 끈을 놓지 않은 듯 남쪽(왕소나무 표지석 방향) 일부 가지에는 갈색을 띠며 말라죽은 주변 잎과는 사뭇 다른 녹색 잎이 돋아났다.

인근 소나무들의 무성한 잎이 짙은 녹색을 띠는 것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갈색을 띠며 말라죽은 주변 가지와 잎과는 사뭇 달라 소생의 기대감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현대나무병원 김영호 대표는 "일부 가지에서 새순이 돋긴 했지만 수세가 약해 소생을 장담할 수 없다"며 "영양 공급과 예찰을 계속하면서 9월께 가야 소생 여부를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일부 가지에서 새순이 돋아나긴 했지만 워낙 수세가 약해 소생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재 당국은 왕소나무 뿌리를 흙으로 덮고 줄기와 가지를 녹화 마대로 감은 상태서 나무주사로 영양제를 주입하는 등 소생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재 당국은 왕소나무 소생 여부 판단은 장마가 끝나는 대로 다음 달 중 자문위원회에서 검토하기로 했다.

충북도 산림환경연구소는 지난 5월 왕소나무 가지를 접목한 소나무 10그루 중 7그루에서 붉은색 새순이 돋은 후계목을 공개했다.

왕소나무는 높이 12.5m, 수간 둘레 4.7m에 용이 꿈틀거리는 장엄한 자태로 '용송(龍松)'이란 별칭을 얻었고 왕의 칭호를 받아 정2품 벼슬을 얻은 보은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을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