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경의 역사가 바뀌었다.

정부가 발표한 승진·전보 인사에서 여경 출신 최초로 치안정감이 탄생한 것. 1946년 미군정시절 80명으로 시작해 올해 67주년을 맞는 여경 역사에서 처음이다.

정부는 지난 3월29일 치안정감 직위인 서울경찰청장에 김정석 경찰청 차장을 경기경찰청장에 이만희 경찰청 기획조정관을 내정했다.

부산경찰청장에는 신용선 강원지방경찰청장을, 경찰청 차장에는 안재경 광주지방경찰청장을 각각 내정자하고 승진·전보했다.

특히 이번에 단행된 인사에서 여경으로 유일무이하게 이금형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이 정부의 두터운 신임을 얻어 경찰대 학장으로 낙점됐다.

충북 청주 출신인 이금형 경찰대 학장 내정자는 여경으로는 처음으로 치안감 승진에 이어 치안정감 자리에까지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이 내정자는 "경찰을 양성하는 중요한 기관을 이끌게 돼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며 "어려운 조건에도 이 자리에 오르게 한 것은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라는 뜻으로 알고 온 정성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어 "치안정감으로 승진할 수 있었던 것은 고향의 성원 덕분"이라면서 "그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고향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며 고향 충북에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청주 대성여상을 졸업하고 1977년 순경 공채시험에 합격해 경찰에 입문한 이 내정자는 경찰청 과학수사계장, 경찰청 초대 여성실장, 진천서장, 경찰청 생활안전국장, 광주지방경찰청장 등을 거쳤다.

그녀는 경찰 입문 뒤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노인, 어린이 등을 위해 헌신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찰청 초대 여성실장 때 여성기동수사반을 전국으로 확대한 것은 물론 경찰병원에 여성 폭력 긴급의료지원센터를 설치하기도 했다.

또 성폭력과 학교폭력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전국 15개 병원에 여경이 24시간 상주하면서 의료와 수사, 법률 등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도 만드는 등 여성과 아동의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 힘써 왔다.

이 내정자는 1981년 충북도경 상황실에서 근무할 당시 전투경찰로 군 복무를 하고 있던 남편 이인균(55)씨를 만나 1983년 1월 결혼했으며 슬하에 세 딸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