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

무엇을 위한 경계일까

많은 이들의 호기심은

*돌챙이 손길 따라 더께 진 시간만큼이나

생각이

또 생각을 낳는

뫼비우스의 띠라 할까

혼자서 가기에는 팍팍한 세상살이

절묘한 돌 틈의 대칭 받쳐주고 버텨주며

바람이

길을 여는 지

돌담이 열어 주는지

흙으로 풍화되지 못한 형벌치곤 아름답다

몸짓과 몸짓으로 엮어 낸 저들의 얘기

모두가

소통을 위한

수화란 걸 알았지

*석수장이의 제주 방언

음성소방서(서장 강택호)에서 화재진압대원으로 근무 중인 민우진 소방사의 ‘돌담‘ 이란 시다.

‘돌담’ 시는 2020년 8월 인사혁신처와 공무원연금공단이 전·현직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개최한 공무원문예대전에서 은상을 수상해 인사혁신처장상을 수상했다.

민우진 소방사가 시를 쓰기 시작한 이유는 같이 근무했던 서정교 센터장에게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모든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오래도록 꿈꿔왔던 소방공무원 시험을 최종 합격하고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 검은 화산석으로 쌓아 올린 수많은 돌담들이 무언가를 얘기하는 것 같았다. 돌담과의 눈높이를 같이 하는 순간, 돌담은 벽이 아닌 소통을 위한 어깨동무란 걸 알았다.

돌담은 돌과 돌들이 서로 어울려 서로를 받쳐주고 버텨주는 모양새가 흡사 우리 사람들의 생활상과 비슷했다. 우리도 돌담처럼 대화와 타협, 양보와 희생으로 서로를 보듬어 주는 그런 세상을 노래하고자 했다.

민우진 소방사는 “언제나 국민만을 바라보며 사는 소방 이념에 충실하고자 노력하는 모든 소방관들의 이름으로 이 시를 바치고 싶다.” 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