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2월25일 0시 서울 보신각에서는 국민대표 18명이 박근혜 대통령의 공식 임기 시작을 알리는 타종을 했다.

이날 타종식은 예전 도성 8문을 열었던 파루(罷漏)의 전통에 따라 새 대통령 취임을 알리는 33번의 타종으로 진행했다.

타종식은 18대를 상징하는 18명의 국민대표가 참여하는 가운데 진천군 백곡면 석현리 베트남 출신 결혼 이주여성 웬태휴(29)씨가 직접 타종을 해 눈길을 끌었다.

웬씨는 "대통령 취임을 알리는 타종 행사에 직접 나선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무척 기쁘고 기분이 좋다"고 능숙한 한국어로 소감을 밝혔다.

진천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지원사로 활동하는 웬씨는 85세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남편 오재현(47)씨, 두 아들(7살, 3살)과 함께 단란하고 모범 가정을 꾸리고 있다.

2006년 11월 결혼한 웬씨는 그동안 초·중학교에서 다문화 강사로 베트남 문화를 한국 학생에게 소개했다.지금은 진천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지원사로 활동하면서 이주여성의 통·번역 등을 맡고 있다.

웬씨는 덤프트럭 운전을 하는 남편의 도움으로 한국 사회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2007년에는 생거진천문화축제 노래자랑에서 금상도 받을 만큼 적극적이고 밝은 성격을 지녔다.

웬씨는 "통번역지원사 활동을 계속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공부를 더 해서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따고 싶다"고 말했다.

파루(罷漏)는 종루에 물시계와 대종(大鐘)을 걸어놓고 오후 10시께 종을 28번 쳐 인정(人定)을 알리면 도성 8문을 닫아 통행을 금지했고, 오전 4시께 오경삼점(五更三點)에 종을 33번 쳐 파루를 알리면 도성 문을 열어 통행금지를 해제했다.

종을 33번 울리는 것은 제석천(帝釋天)이 이끄는 하늘의 33천(天)에 고해 그날 하루의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