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산에 소재한 중원대의 무허가 건축 비리를 파헤치는 검찰의 칼끝이 돌연 충북도를 정조준했다.
충북도가 기숙사 건축 인허가 관련 행정심판을 하면서 중원대 편을 들어준 이면에 '검은 거래'가 존재하는지를 파헤치기 시작한 것이다.
청주지검은 지난 10월14일 행정심판 업무를 담당하는 도 법무통계담당관실을 전격 압수수색한 데 이어 담당 서기관 A씨를 소환, 밤샘 조사했다. A씨의 신분은 10월15일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됐고 긴급체포됐다.
사건이 일파만파 번질 휘발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은 행정심판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을 의혹이 있기 때문이다.
중원대는 지난해 11월 10일 도 행정심판위원회에 괴산군을 상대로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이 대학은 지난해 8월께 기숙사 건물 2개 동을 신·증축하는 과정에서 농지를 무단 점유했다.
농지 전용 허가를 받지 않고 건물을 신·증축한 데 대해 괴산군이 형사 고발하고, 건축물 철거·원상복구 명령을 내리자 중원대는 부당하다며 반발했다.
행정심판위는 심판 제기 한 달 만인 지난해 12월 15일 중원대 손을 들어줬다. 이 대학이 무단 점유한 땅이 비록 농지이기는 하지만 바위가 드러날 정도여서 농지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검찰이 주목하는 부분은 중원대 편을 들어준 행정심판 결정이 내려지는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느냐 하는 점이다.
형사 고발이 이뤄진 경우 행정심판위원회는 통상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판단을 미룬다. 그런데도 이 사건에 대한 판단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중원대와 도청 서기관 A씨 사이에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검찰이 충북도를 압수수색한 데는 지난 10월14일 구속된 이 대학 사무국장 B씨가 '검은 거래'의 전모를 털어놨기 때문일 수도 있다.
A씨가 행정심판위원회 위원 명단을 중원대에 넘겨줬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A씨에게 명단 유출 여부를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정순 당시 충북도 행정부지사가 위원장이었던 행정심판위원회에는 민간 위원 9명이 포함됐다. 20여명의 '위원 인력풀'에서 일부를 선정하는 식이다.
명단을 넘겨받은 중원대가 자신들의 사건을 맡은 위원들을 개별적으로 접촉, 로비에 성공했다면 검찰 수사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
단순할 것만 같았던 중원대 무허가 건축 비리의 수사 방향이 충북도와 행정심판위원들로 전환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 검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행정소송 전 단계인 충북도 행정심판위원회의 권위가 실추될 수도 있다.
충북도 직원들은 "검찰 수사의 끝이 어디를 겨냥하는지 모르겠다"고 우려하며 이번 사건이 미칠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 저작권자 © 중부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