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외식 프랜차이즈업체인 준코로부터 뇌물을 받고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았던 임각수 괴산군수·김호복 전 충주시장에게 일부 유리한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청주지방법원 621호 법정에서 9월21 오후 2시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정선오) 심리로 외식프랜차이즈 업체인 준코의 로비에 개입하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임각수 괴산군수·김호복 전 충주시장의 6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공판에는 이들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준코회장 김모(46)씨가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준코 회장 김씨는 이날 법정에서 임각수 군수에게 지난해 3월 12일 1억원의 ‘선거자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당시 회사 상무·실장 등이 자신을 찾아와 준코가 괴산에서 추진 중인 사업들을 잘 마무리해야 하고, 6·4 지방선거도 임박했으니 군수에게 1억원의 정치자금을 제공하자고 건의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받아들여 지난해 3월 12일 오후 괴산군의 한 식당에서 임각수 군수를 만나 현금 1억원이 담긴 홍삼박스를 제공했다는 것까지는 준코의 다른 임원들의 진술과 일치했다.

다만 쟁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준코회장 김씨가 홍삼박스를 임각수 군수에게 직접 전달하지 않았고, 박스 안에 현금 1억원이 실제 담겨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당시 동행했던 운전기사에게 “선물상자를 군수님에게 드리라”고 지시했고, 박스 안의 내용물은 “당연히 1억원이 들어있을 것으로 생각해 따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당시 운전기사가 임각수 군수나 그의 비서실장 등에게 홍삼박스를 전달하는 장면도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진술했다.

이 같은 증언은 변호인 측에서 ‘배달사고’ 등 실제 현금 1억원이 전달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파고들 수 있는 부분으로 볼 수 있다.

당시 홍삼박스 안에 1억원을 담고 이를 확인했다고 진술한 사람은 준코 전 상무 김모(55)씨 뿐이다.

준코 다른 임직원이나 임각수 괴산군수 등은 이 홍삼박스 안의 1억원을 실제 확인했거나 수수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눈길을 끄는 부분은 임각수 군수에게 ‘선거자금’을 제공하자고 먼저 제안한 사람이 누구인지 준코 임직원 간에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점이다.

회장 김모씨는 당시 준코 실장이 이를 강력하게 제안했다고 주장했고, 준코 실장은 지난 번 공판에서 회장이 먼저 3000만원을 제공하자고 이야기를 꺼냈다고 진술했다.

변호인도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면서 향후 검찰과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준코 회장 김씨는 또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임각수 군수의 아들을 회사에 취직시켜준 일에 대해서도 “회사에 젊은 사람이 없었고, 그 정도의 학력을 갖춘 청년은 군수 아들이 아니더라도 취직시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수 아들이 회사에 있는 동안 괴산군으로부터 편의제공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임각수 괴산군수에 대한 다음 공판은 10월 5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앞서 임각수 괴산군수는 준코의 괴산군 식품외식산업단지·힐링파크 조성사업 등 인허가에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지난해 3월 12일 괴산의 한 식당에서 1억원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정치자금법 위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또 2009년 12월 이 업체에 편의제공 명목으로 무직인 아들을 채용하도록 해 별도의 뇌물수수 혐의도 적용됐다.

임각수 괴산군수에게 뇌물을 건넨 준코 회장 김씨 등 임직원 4명은 200억원대의 회사자금 횡령혐의와 업체의 세무조사 축소·무마 청탁을 위해 국세청 고위직 출신인 김호복 전 충주시장과 세무법인 사무장, 서울지방국세청 전 6급 직원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형사사건 해결을 위해 전 괴산경찰서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에게 돈을 받은 김호복 전 시장, 세무법인 사무장 허모(58)씨, 서울지방국세청 전 6급 직원 김모(57)씨는 구속 기소됐고, 전 괴산경찰서장 최모(61)씨도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