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대하역사소설 '임꺽정(林巨正)'을 쓴 벽초 홍명희(洪命憙·1888~1968)의 문학세계를 조명하는 '홍명희문학제'가 올해로 20회를 맞아 9월12일 청주에서 열린다.

올해 행사는 (사)충북작가회의(회장 장문석)와 ㈜사계절출판사(대표 강맑실) 주최·주관으로 9월12일 오전 괴산군 괴산읍 임꺽정로 16 생가(홍범식 고택), 제월대 문학비, 제월리 고가 답사에 이어 부친인 순국열사 홍범식 묘소를 참배한다.

오후 본행사는 청주예술의전당 대회의실에서 펼쳐진다.

'홍명희문학제 20년 발자취' 영상 관람과 한겨레신문 곽병찬 대기자의 학술 강연, 조정래 소설가·박재동 만화가·도종환(국회의원) 시인의 이야기 낭독회와 20회 기념 학술 논문집 출간식, 전시회와 연극 상연 등으로 진행된다.

주최 측 관계자는 "광복 70년 분단 70년인 올해 스무 번째를 맞이한 홍명희문학제의 의미는 더 크다"며 "새로운 20년을 기약하고 통일의 노둣돌을 놓는 뜻깊고 정겨운 문학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996년 창설돼 올해 20회가 되는 홍명희문학제 본행사가 청주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11번째다.

홍명희의 고향 괴산에서는 7번 열렸고 서울과 파주에서 1번씩 진행됐다.

고향에서 본행사가 열린 것은 전체의 3분의 1을 넘지 못한다.

괴산에서 본행사가 처음으로 열리기는 1998년 3회 때로 제월대 광장에서 문학비가 제막됐다.

이후 홍명희문학제는 괴산의 생가와 문학비 답사에 이어 본행사는 청주와 괴산, 서울, 파주를 번갈아 가며 열렸다.

행사 주최 측과 보훈단체의 갈등에서 본행사 장소가 작가의 고향에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문학비 철거와 수정 재부착, 신인문학상 제정 무산, 문학제 지원 예산 삭감, 문학공원 조성 백지화 등 홍명희와 관련한 사업은 번번이 보훈단체의 반대에 밀렸다.

2013년에는 주최 측이 본행사를 다시는 고향에서 열지 않기로 하는 등의 이행 조건에 합의하고 가까스로 괴산에서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공동 주최 측인 사계절출판사가 있는 파주에서 열렸다.

주최 측과 보훈단체는 상대방이 문학제를 이념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상호 불신이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괴산지역 일부에서는 '임꺽정문학제' 신설 움직임까지 일면서 홍명희문학제와의 관계 설정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괴산지역 한 문화예술인은 "홍명희문학제를 추진하는 주최 측이나 보훈단체 모두 좌우 이념 편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며 "홍명희문학제가 고향에 정착하려면 지역 주민을 주축으로 공감대를 넓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