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군에 있는 외식프랜차이즈업체 준코의 대표와 임직원들은 230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쌈짓돈처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정선오) 심리로 열린 준코 경영기획실장 김모(41)씨에 대한 공판에서 회사 재무 회계 담당 부장 K(45·여)씨 등 4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은 검찰과 변호인의 심문에 답하면서 준코는 김모(46) 대표이사의 1인 소유 지배구조의 기업이었다고 증언했다. 준코는 레스토랑·소주방·노래방을 혼합한 형태의 유흥주점을 위탁·관리하는 회사로, 10여 개의 계열사가 있다.

준코가 위탁 관리하는 가맹점은 전국적으로 140여곳에 이른다. K씨에 따르면 준코 전국 가맹점의 지분 90％를 소유한 대표 김씨는 한 달에 생활비 1500만원, 유학비 2000만원을 가맹점 통장에서 찾아 사용했다.

가맹점이 올린 매출금은 지출 증빙이 있어야 인출이 가능하지만 마음대로 가져다 썼다.

매출을 정산한 뒤에는 한 달 수익금으로 3억~4억원을 별도로 챙겼다고 증언했다.

준코 계열사를 총괄관리하는 상무 김모(52)씨도 가맹점 통장에서 판공비 명목으로 월 1000만원씩 찾아 사용했다.

가맹점을 위탁관리 한다는 명목으로 매출 통장을 관리하면서 수년간 돈을 빼돌렸지만, 이들은 범죄로 여기지 않았다.

준코 경영기획실장 김씨는 가맹점 업무를 총괄하고 회사의 전반적인 업무를 지시하면서 K씨에게 1억원을 인출하도록 지시한 인물로 통한다.

가맹점 통장에 들어있던 1억원은 임각수 괴산군수에게 전달된 돈이다.

K씨는 "김 실장이 1억원을 인출하라고 지시했고 돈의 사용처를 알려고 하지 말고 기억도 하지 말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대표 김씨가 빼돌린 회삿돈은 208억9700만원. 회사 임원 4명이 빼돌린 돈은 22억5000만원에 달한다.

증인들의 심문에서 드러난 준코는 대표 김씨의 '1인 기업'이나 마찬가지였다.

견제하고 감시하는 세력이 없어 횡령, 비자금 조성 등 각종 비리가 독버섯처럼 번진 기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