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5일 임각수 괴산군수가 외식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직후 지역 안팎에서 제기된 가장 큰 현안은 유기농산업엑스포 문제였다.

갑작스레 단체장 권한을 물려받게 된 윤충노 부군수가 '3선 신화'로 불린 임각수 괴산군수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당시 지역에서는 충북도청의 출장소 형태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렇게 시작된 윤충노 괴산군수대행 체제가 앞으로 사흘 뒤면 2개월이 된다.

그렇다면 그의 리더십은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비록 원했던 바는 아니었지만 윤 대행은 '당황하지 않고' 자신만의 색깔을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요즘은 임 군수와 다른 윤 대행만의 행정 스타일이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조명은 괴산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문장대온천 개발 저지 등 굵직한 현안이 겹친 영향이 크다.

하지만 군수 구속 수감이후 내부 동요를 발 빠르게 수습하고, 합리적인 ‘소통 리더십’으로 군정을 이끈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최근 윤충노 대행은 유기농엑스포의 성공 개최를 위해 올인하고 있다.

지난 7월31일에는 엑스포 전체적인 준비사항에 대해 세밀한 점검을 했다.

그는 동진천, 성황천 일원의 꽃단지 조성 현장을 둘러본 뒤 “엑스포 기간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철저한 마무리”를 당부했다. 또한 조직위와 공조를 강화하면서 종교계, 교육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 유기농엑스포 관람객 유치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당초 군수 부재, 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 등 악재가 겹치면서 목표인 66만명 관람객 유치가 힘들 것으로 예상됐다. 괴산군과 조직위는 행사를 40여일을 앞두고 100만명 유치로 내부 목표를 수정했다.

◇해결해야할 현안 '산너머 산'

문장대 온천개발 저지 운동도 마찬가지다. 문장대 온천 개발 사업은 2003년, 2009년에도 추진되면서 충북 주민 반발과 대법원 판결로 무산됐으나 경북 상주시와 지주조합이 지난달 10일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대구지방환경청에 제출하면서 다시 지역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그렇지만 반대운동 초기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괴산군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
윤충노 대행’의 소극적인 대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충북에서는 환경단체 등이 중심이 된 준비위가 개발저지 운동의 선봉에 선 가운데 충북도의회, 각 시군의회가 반대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등 지역 정치권도 가세해 반대운동의 전열이 정비된 상태다.

괴산군에 대한 비판적 여론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일련 사건들의 공통점은 ‘요란하게 나서지 않으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압축된다.

윤충노 대행 체제로 들어서면서 달라진 부분들이다.

아직 해결해야할 많은 숙제를 남겨놓고 있다. 유기농엑스포, 문장대온천 개발 저지도 큰 고비만 넘었을 뿐 갈 길이 멀고, 일부 공무원들의 일탈(?)도 짚고 넘어가야한다.

여기에다 하루가 멀다 하고 군청 앞에서 이어지는 집회, 편향됐던 대 언론관계, 논란을 부른 사무관 인사, 임각수 괴산군수 시절 보복행정 지적을 받았던 월권 행정 등도 과제로 남아있다.

괴산군청 한 공무원은 “아무래도 내부 인사이다 보니, 현 조직의 문제를 잘 알고 있고, 직원들의 목소리도 많이 수용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며 “엉뚱한 지시가 없으니까 일하기엔 편하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은 “일부 간부 공무원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며 “한시적인 윤충노 괴산부군수 체제에서 이들의 변화를 이끌어내긴 사실상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지난 두 달간 윤충노 대행은 위기 상황을 무사히 넘기는 구원투수 역할을 해 낸 셈이다.

'본격적으로 몸이 풀린' 그가 앞으로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