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의 정·관계 로비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의 칼끝이 다음엔 누구를 향하게 될지 관심이다.

지난달 업체 임직원은 물론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임각수(67) 괴산군수, 김호복(67) 전 충주시장, 국세청 전 직원 등을 무더기로 기소하면서 이번 수사가 일단락 되는 듯 했지만 검찰은 추가로 관련자를 찾아내 ‘토착비리’의 뿌리를 뽑겠다는 방침이다.

청주지방검찰청 등에 따르면 외식 프랜차이즈업을 하는 준코의 비리사건과 관련 괴산군청 공무원 등도 사건에 연루되어 있는지 확인 중이다.

검찰 수사 초기 준코가 임각수(68) 괴산군수에게 뇌물을 전달하고 각종 인·허가 편의를 받는 과정에 괴산군청 고위 공무원들이 깊게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구속기소된 준코 임직원들도 검찰에서 임각수 군수에게 뇌물을 직접 건넨 것이 아니라 군청 관계자를 통해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거론된 당사자들은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 받으면서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임각수 괴산군수가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고 최종 결재권자로서 행정상의 각종 편의를 제공하면서 모든 일을 단독으로 처리했을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업무 특성상 ‘중간 결재라인’의 관여 없이 일을 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군수의 지시 탓에 부하직원으로서 어쩔 수 없이 ‘단순 관여’하게 된 것인지, 스스로도 유무형의 대가를 받고 범행에 개입한 것인지를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준코의 정관계 로비에 대한 검찰 수사는 현재 진행형으로, 수사 결과에 따라 지자체 공무원 등이 추가로 기소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실제로 준코로부터 각종 형사사건의 자문료 명목으로 2600여만원을 수수한 전 괴산경찰서장도 최근 추가로 기소됐다.

이 밖에도 준코의 세무조사 축소·무마대가로 1억원을 수수해 구속기소된 서울지방국세청 전 6급 공무원 김모(57)씨 외에도 추가로 비리에 연루된 세무직 공무원이 있는지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괴산군청 공무원 등이 비리에 연루되었는지 사실을 확인 중인 것은 맞다”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준코 회장 김모(46)씨 등 임직원 4명은 회사 투자자들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자금 209억원 이상을 횡령한 혐의(특경법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이 업체는 전국에 140여개 체인점을 두고 연 1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등은 또 2013년 11월 업체에 대한 서울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 축소·무마 청탁을 해달라며 서울에서 세무법인을 운영 중이던 김호복 전 충주시장과 세무법인 사무장 허모(58)씨에게 로비자금 2억원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도 받고 있다.

이들에게 로비자금 2억원을 받고 이 중 1억원을 서울지방국세청 전 6급 공무원 김모씨에게 전달한 김호복 전 시장과 허씨도 제3자 뇌물취득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호복 전 시장은 세무조사 무마명목으로 3000만원과 준코의 법률분쟁 해결 명목으로 고문료 2억7500만원 등 3억500만원을, 허씨는 세무공무원 청탁 명목으로 5000만원을 별도로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각수 괴산군수는 준코의 괴산군 식품외식산업단지·힐링파크 조성사업 등 인허가에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지난해 3월 12일 괴산의 한 식당에서 1억원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2009년 12월 이 업체에 편의제공 명목으로 무직인 아들을 채용하도록 해 별도의 뇌물수수 혐의도 적용됐다.

지난 7월13일 열린 첫 공판에서 임각수 군수와 김호복 전 시장은 혐의를 모두 부인했고, 준코회장 김씨는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이들에 대한 2차 공판은 7월20일 오후 3시 10분 청주지방법원 621호 법정에서 열린다.

한편 준코의 청탁을 받은 세무법인에서 1억원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구속기소된 서울지방국세청 전 6급 공무원 김씨의 재판은 아직 나머지 피고인들과 병합되지 않았다.

김씨는 지난 7월2일 열린 첫 공판에서 1억원을 수수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그것이 세무조사 축소·무마의 대가였는지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다툴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그의 2차 공판은 임각수 군수 등의 공판 직전인 7월20일 오후 3시로 예정되어 있어 병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